본문 바로가기

하야카의 일상과 푸념/진보라빛 푸념

우울증 3년하고도 6개월 째, 내게 도움이 된 활동들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온 하야카입니다.

초중고시절을 우울하게 보내다 대학교 와서 완전히 우울증을 얻어버린 사람입니다.

예술가가 되고는 싶지만 두려운 사람이죠.

지금은 정신과 다니기 전보다는 조금 좋아진 것 같아요.

근데 오히려 에너지가 생기니까 약간 불안? 공황? 비슷한것도 오고 그렇네요 ㅋㅋ 그 에너지를 자살사고(...)에 쓰기도 하고요. 그래도 무기력한 쪽 보다는 에너지가 생긴 쪽이 훠어어어어어얼씬 좋습니다.

적어도 에너지를 기분 좋은쪽으로 돌릴 가능성은 있으니까요.

 

2020년 12월부터 우울증약은 이제 안먹으려고 했는데

나름(?) 우울증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으로써(그다지 좋은 일가견은 아닌걸...) 제게 도움이 되었던 활동과 크게 그렇지 못했던 활동들을 나열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께도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점수는 10점 만점에 xxx점 입니다.

 

https://media-exp3.licdn.com/dms/image/C561BAQHnh3Tsc_uBKQ/company-background_10000/0/1561589281326?e=2159024400&v=beta&t=3cfGYoRfVwt5-vQJL_x4W7MrP_uwZB-PRzqqpfBr5Gg

1. 맛있는 것 먹기

효과 4점

우울증에 따라서 식욕이 폭발하는, 혹은 감퇴되는 성향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쪽이든 제 경험상 맛있는 것을 먹는 일은 우울감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음식의 맛이 주는 미각과 후각, 따뜻한(혹은 차가운) 온도가 주는 촉각, 다양한 씹는 질감의 촉각, 눈이 즐거운 시각, 음식을 먹는 소리가 주는 청각 등이 잠시 우리를 우울감에서 잠깐 환기하는 것 같아요. 이왕이면 건강식을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힘들때면 물이라도 한잔 드셔보세요.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3hR/image/wg0ZUAhg-o55-0zGm0lOJKUEYfI.jpg

2. 에세이나 위로되는 공감툰 보기

효과 3점

요즘 도는 유머가 "서점에 가면 다 누워있다"라죠? ㅎㅎ

정말로 틈틈이 알라딘 가보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같은 힐링 에세이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저에겐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물론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을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많이 겪고 있음을 알며, 서로 소통하는 것은 우울감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렇기는 한데... 제가 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가, 위로를 받아도 제가 좀 못나보이는 건 똑같더라고요.

 

https://i.middle-east-online.com/styles/home_special_coverage_1920xauto/s3/2019-12/eritart.jpg?ObfQnmg8zps0Srv0z2.kedKjLkFCVun.&itok=GzZleRQm

 

3. 예술활동하기

효과 4점

글쓰기, 작곡, 미술, 댄스 등 예술 활동 자체는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남들이 그 예술 가치를 알아준다면? 제 정신과 후기가 이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나름 인기글이라 뿌듯하더라고요.

하지만... 예술을 업으로 삼은 직업이 아닌이상, 예술보다는 돈, 학벌, 직장 등이 '객관적인' 만족감은 더 가져다 주는 것 같아요. 우리가 연예인을 부러워 하는 이유도 그들이 멋진 작품활동을 하기 보다는, 돈을 많이 버니까 그렇잖아요.

아 뭔가 슬프네~~ㅠㅠ

 

https://static.coupangcdn.com/image/vendor_inventory/c46d/b14ee686b6c7d08bf4cfc4b349644f39e13932121d9fa9521bcb5c2ae79d.jpeg

 

4. 유행하는 취미활동 갖기

효과 2점

(3.)의 하위호환이라고 생각해요. 보통의 사람들이야... 뭐... 보석십자수나 레진공예, 미니어처 만들기를 좋아하지. 할때는 재미있지만 '학점 취업 다 무너진 주제에 이딴 시시콜콜한거에 만족감을 느끼려하는' 제가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그러게요. 제가 생각해도 우울증 환자들은 생각이 너무 비관적인 것 같아요. 작으면 뭐 어때... '소확행'이라는 말도 있는데. 다음에는 조금은 더 긍정적인 생각들을 해볼게요.

 

https://media.npr.org/assets/img/2014/01/07/mindfulness_wide-b20c3525971d5796eba9ad993463fffe8faf2bcb-s800-c85.jpg

 

5. 명상하기(심호흡하기)

효과6~7점

저도 처음에는 명상이 참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명상은 제 자존감을 근본적으로 높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우울감을 떨치는 용도로는 좋다고 해야하나? 확실히 숨 한번 달리 쉬는 것 뿐인데, 온몸의 긴장이 풀리고 막혀있는 생각들이 풀어지니 신기해요. 명상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평소에 깊은 심호흡을 해보세요. 왜, 있잖아요, '전집중 호흡'같은... ㅋㅋ... 호흡 잘하는 방법은 제가 글 써놓은 것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https://hayaka-the-mauve33.tistory.com/18?category=791157 

 

명상 초보자가 알려주는 쉬운 간단한 명상법

안녕하세요, 하야카입니다. 명상... 많이는 들어보셨을 단어이고, 이게 그렇게 마음에 좋더라는 말도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하지만 정작 명상을 하려고 하니 잠이 온다던가, 집중이 안된다던

hayaka-the-mauve33.tistory.com

 

https://i0.wp.com/images-prod.healthline.com/hlcmsresource/images/News/4773-execise_class-1296x728-header.jpg?w=1155&h=1528

 

6. 운동하기

효과 9점

저는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직장때문에 힘들어도 하루 30분~1시간은 운동했으면 좋겠어요. 우울증 환자들은 굳은 뇌의 활동을 차츰 늘리고 긍정적인 선순환 사고를 함으로써 진정으로 '완치'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아직 성공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운동은 뇌에 항우울제 수준의 세로토닌을 줄 뿐만 아니라, 뇌의 각종 부분을 성장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몸에 근육량을 늘여 신체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게 돕고, 기초대사량도 높여서 살이 잘 안찌는 체질로 바꿔주지요. 게다가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고 그걸 극복하면서 느끼는 성취감까지~

멋지죠?

저는 혼자서 운동하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공설운동장이나 헬스장, 요가원에서 같이 운동하는 것을 추천해요. 그 이유는 아래에 나옵니다.

 

https://cdn.lcnews.co.kr/news/photo/202008/8108_9162_5358.jpg

 

7. 사람과 접촉하기

효과 7점

사람들이 북적대는 전통시장에 가보셨나요?

젊은 기운이 가득한 홍대나 남포동은요?

아니면 매일 부단한 노력을 하는 수험생들이 모인 시립도서관은요?

사람과 굳이 대화를 주고 받지 않아도, 그저 '밖에 나오는 것' 만으로도 저는 꽤 많은 활력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혼자서 괴로워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바쁘게 돌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제게 자극을 준게 아닐까 싶네요.

햇빛도 비타민D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http://image.tving.com/upload/cms/caie/CAIE0400/E003498992.jpg

 

8. 심리학 서적 및 유튜브 보기

효과 8점

우울증 환자는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주관적인 시선으로 우울증을 여길때가 많은데, 이런 전문 정신건강의학 매체를 보면 좀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우울증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하지만 심리학 서적이나 유튜브를 너무 맹신해서는 안됩니다. 비전문가인 우리가 스스로를 판단내리고 진료할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정신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진단하지 말고 꼭 병원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https://www.callcentrehelper.com/images/stories/2017/10/running-octoman-busy-760.png

 

9. 무작정 바쁘게 살기

효과 1점 or 8점

이건 효과가 정말 좋을수도, 나쁠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우울증 없는 것처럼 밝고 성실하게 행동하다가 3학년 말기에 결국 번아웃이 왔어요. 교수님들이 저보고 아파보인대요. 그래서 지금은 휴학중이네요. 당장 바쁘게 사는 건 저에 대한 고민을 안하게 되어서 좋지만, 결국 그 고민들이 쌓이다 터지니까 힘들더라고요.

참고로 고민은 학교다니면서, 직장다니면서 하세요. 수업과 업무가 없는 시간에는 나를 자책하지 말고 보듬어 주세요.

 

https://www.webmd.com/drugs/2/drug-6997/prozac-oral/details

 

10. 항우울제 처방받기

효과 6점

항우울제 자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나오는 약들은 중독성이 거의 없어요. (부작용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약마다 다르고, 의사선생님이 잘 설명해주십니다.) 하지만 약은 근본적인 솔루션이 아니에요. 감기약을 먹어도 결국 감기를 이기는 건 제 면역체계인것 처럼, 우울증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항우울제가 여러분의 첫 스타트를 도와줄거에요. 확실히 항우울제 먹은 주간은 몸이 가벼웠어요. 그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좋은 습관을 들이면 차츰 더 힘든 상황에서도 이겨낼 힘이 생길거에요.

 

https://cdn.vox-cdn.com/thumbor/QDrmJCg6bXkL4ITre5Ym2BocIUA=/0x0:2220x1512/1200x800/filters:focal(933x579:1287x933)/cdn.vox-cdn.com/uploads/chorus_image/image/67066741/Screen_Shot_2020_07_15_at_8.02.09_PM.0.png

 

11. 게임 하기(특히 RPG류)

효과 3점

사람들이 게임에 빠지는 이유는 시궁창같은 현실과 다르게 게임속 나는 레벨도 높고, 실력도 뛰어나기 때문일거에요. 예쁘고 멋진 코스튬은 덤이고요~ 하지만 게임에 빠지면 빠질수록 더더욱 현실과 게임의 차이는 커집니다. 결과적으로는 게임은 우울증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우울증은 나의 진짜 자아를 성장시킬때 해소가 되더라고요.

 

http://image.kmib.co.kr/online_image/2020/0924/202009242013_11150924157225_1.jpg

 

12. 심리상담 받기

효과 8점

엄격해서 정신병원 입원같은건 꿈도 못꾸는 아버지, 따뜻하지만 사실 보수적인 엄마, 나를 경쟁자로 생각하는 학교동기나 직장동료, 나한테 별 관심이 없는 형제자매, 매번 나랑 싸우는 친구...

이런 사람들 사이에만 살다가 갑자기 온전히 나의 편이 되어주고 힘을 주는 심리상담사를 만나면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증상이 심했을때는 일주일에 한번 심리상담이 있는 그날만 기다린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심리상담사를 만나도, 결국은 우울증으로 무너진 내 자존감은 나만이 채울수 있긴 해요. 그래도 정말 든든하고 따뜻한 힘이 될거에요. 그리고 심리상담사가 한 두번 작은 상처를 준다고 해도 '이 사람은 나를 싫어하고 귀찮아하나봐...'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한 두번 실수를 했다, 딱 그 뿐이니까요. 그분이 당신에게 그보다 훨씬 많은 위로를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13. 자살사고 및 자살시도

효과 0점

최악이야!!!!! 물론... 힘들면 나도 모르게 자살 도구에 손이 가긴 해요.

전 그때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그렇게 죽을만큼 잘못했나? 난 흉악한 연쇄살인마도 아닌데."

"내가 죽어도 날 미워한 사람들은 떵떵거리며 잘 살거고, 날 아껴준 사람들만 더 고통받을거야."

"아직 남은 삶이 너무 아까운걸... 죽더라도 이건 해보고 죽자!"

제 사고방식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고,

잊지 마세요. 저는 당신이 죽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은 너무 좋은 사람이니까요.

 

https://lh3.googleusercontent.com/proxy/BlcOhxpKLSoxoUbl74urvRKAvNrpNdGWreCvYpnHmycNibhV6hF2tWmwOSMHaSLWYtiGoXsi2PpQB4N0tI6qpG9Eya_sAaANdhK4qLvboZFkNS0F3xaBmwn_n8w_thCLXdJCBAcZ

 

14. 반려동물 키우기

효과 2~7점

식물이나 파충류보다는, 개, 고양이처럼 교감이 가능한 동물이 우울증 치료 측면에선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어릴때 잠시 유기견을 3일 맡은 기억이 있는데, 제가 울고 있으니까 같이 고개 숙이고 낑낑대던 모습이 잊혀지질 않네요. 가족들의 반대로 키우지는 못했지만 정말 너무 보고 싶어요. 반려동물 키우기의 단점은, 동물이 하늘로 떠나게 되면 우울감 폭발...ㅠㅠ

 

https://dynaimage.cdn.cnn.com/cnn/c_fill,g_auto,w_1200,h_675,ar_16:9/https%3A%2F%2Fcdn.cnn.com%2Fcnnnext%2Fdam%2Fassets%2F210406161315-01-movie-theater-covid-0315.jpg

 

15. 음악 및 영화 듣기

효과 6점

음악과 영화는 빠르게 우울감을 사로잡을 수 있는 좋은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몰입감 좋은 환경에서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세요! 제가 영화를 많이 본 편은 아니지만, 몇 가지 추천한다면

<우울증 환자 엄선 영화 리스트>

*소울(제일 추천) - 소확행의 기쁨을 느낄수 있는 영화 

*크루엘라 - 절망속에서도 멋지게 꿈을 실현하는 크루엘라가 멋져요

*인사이드 아웃 - 밉게 보이던 슬픔이가 고맙게 보이네

*포레스트 검프 - 내면의 두려움은 잊고 그냥 달리게 해주는 영화

 

https://benefits.fastfive.co.kr/wp-content/uploads/2020/10/57aeffaf7a2592be09__2020-10-29-13-27-03.jpg

 

16. 심리장애 커뮤니티에서 소통하기

효과 5점

마인드카페, 코리안매니아 등 저, 당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가 많습니다. 이 카페에서 서로 위로도 주고 받고 하면서 나의 고통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느껴보세요. 한결 마음도 편안하답니다. 하지만 이런 커뮤니티의 단점이라면... 다른 분들의 고통을 살펴보느라 덩달아 우울해질지도 몰라요. 커뮤니티 성격상 어쩔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오래 활동은 못했습니다.

 

https://assets-global.website-files.com/5e0143c66e14efc18c6f469d/5e2b693012634bd640eb00e6_Food%20kitchen.jpg

 

17. 봉사활동 하기

효과 6점

자존감 낮은 우울증 환자들이 느끼는 마음 중 하나가 '나는 이 사회에서 쓸모없다'인데요... ㅠㅠ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이 생각을 조금은 탈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티스토리에 아무 대가 없이 이 글들을 쓰는 것도 봉사활동의 한 종류이겠죠? 저처럼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두렵다면, 뜨개질 모자뜨기 같은거라도 해보세요.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봉사활동을 당하는 입장이라면, 기분이 썩 좋진 않을 것 같아요. 누군가가 나를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러 온다는 것인데... 저는 솔직히 불쌍한 몸이 되고 싶지는 않네요. (이것도 너무 비뚤어진 생각인걸!)

 

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09/09/24/8791012.1.jpg

 

18. 술, 담배 하기

효과 0점

안돼!!!!!!!!!!!!!!!! 술과 담배의 유해성은 여러분들도 너무 잘 아시겠지만, 이들은 항우울제의 효과를 약화하는 짓도 한답니다. 차라리 게임을 하세요. 프로게이머나 스트리머, 베타테스터, 유명 공략러라도 될수 있잖아요.

술과 담배는 합법마약입니다.

 

https://newsimg.sedaily.com/2021/05/03/22M7UQO9HU_1.jpg

 

19. 여행가기

효과 8점(근데 오래 못감)

한국과 멀리 떨어진 여행지일수록 여행의 효과는 큽니다. 그런데 지금 시국이... ㅠㅠ 그것도 그렇지만 여행은 일시적인 기분 환기에 불과해요. 여행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싶으면 가능하면 패키지여행보다는 자유여행으로 가세요. 코스도 내맘대로 짜고, 대중교통도 내 힘으로 이용하면 정말 기분 좋을거에요. 호캉스도 여행의 일종이지만, 우울증 환자라면 호캉스는 조금 비추천해요. 너무 방에만 있으면 또 나쁜 생각들 몰려오거든요.

 

https://images.theconversation.com/files/76143/original/image-20150326-8709-11xvq2w.jpg?ixlib=rb-1.1.0&q=45&auto=format&w=926&fit=clip

 

20. TV보기

효과 2점

글쎄요. 차라리 게임을 하세요. ("데자뷰를 느껴본 적 있어?") 우울증 환자는 능동적으로 많이 움직이는 게 중요해요! tv를 보고 싶으면 런닝머신 위에서 보세요! tv는 수동적인 자세로 우리가 보게끔 하는데다 수동적으로 프로그램을 골라주니 최악입니다! 차라리 유튜브나 넷플릭스 보세요. 이 둘도 점수를 매기자면 2.1점 이지만...

 

https://transcode-v2.app.engoo.com/image/fetch/f_auto,c_lfill,w_800,h_600,dpr_3/https://assets.app.engoo.com/images/6FHBDcfQHdddWf4wenxxV8.jpeg

 

21. 뽀모도로를 곁들인 공부하기

효과 8점

우울증 환자들은 뇌가 너무 수축되어있어서 정상적인 사고를 어려워한다고 해요. 저는 '뽀모도로'공부법을 추천드립니다. 25분의 공부 + 5분의 휴식을 '1뽀모'라고 하는데 그걸 반복하는 거에요. 집중력이 너무 낮거나 인내심이 부족하신 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그럼 어떤 공부를 하면 좋을까요? 저는 이왕이면 정말 어려운 공부를 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영어공부, 자격증공부, 수학공부, 제2외국어공부, 스타트업공부, 프로그래밍공부 등. '공부'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법 인정받는 활동이니까, 성공하면 스스로의 자존감도 높아질거에요.

 

https://post-phinf.pstatic.net/MjAxNzA3MTRfMjY0/MDAxNTAwMDEyNzg1NTQ5.QIA9pqXfb7E27dp2QwtXbO_j6mCp7AkCG3t0uL3IZeEg.OKmtnaqYANs_DsT8fL3ISXt1-Le7MaVsawR3WhzA1QUg.JPEG/%EC%97%B0%EC%95%A0%ED%95%98%EB%8A%94%EA%BF%88.jpg?type=w1200

 

22. 연애하기

효과 3점

연애는 병주고 약주는 활동이에요. 그런데 한쪽의 자존감이 많이 무너져 있으면 병이 더 커요. 자신을 사랑하기 전까진 남을 사랑하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일단 남의 사랑부터 의심하게 되지요. '저 사람이 진짜 날 사랑하는 게 맞나? 나는 사랑받을 만한 구석이 없는데...' 그러다 남에게 자꾸 내가 없는 것을 의지, 기대하게 되고, 실망하게 될거에요. 그러면 상대도 무력해질거고요. 아니면 나는 벗어나려고 정말 애쓰는데 잘 안되니까 또 내탓을 하고 연인은 그걸 위로하느라 지치고... (이것도 아니면 그 사람이 나 따위에게 사랑을 줬다는 사실에 금방 사랑에 빠져 객관적으로 이상한 사람을 만나고 큰 상처를 받거나요.) 결국 양쪽 모두가 상처를 받죠. 내 우울증이 사랑하는 이에게 옮아가는 걸 보는 것은 너무 마음이 아파요. 이건 정말 확실합니다. 내면의 부족한 마음은 오직 나만이 채울 수 있습니다. 사랑은 그 넘치는 나의 사랑을 조금씩 나누어주는 것이에요.

 

https://visualbank-wp-uploads.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17/07/onlineshopping_thumb.png

 

23. 쇼핑하기

효과 4점

쇼핑이 제 경험상 은근 효과가 좋았습니다. 필 받아서 미술용품을 20만원 어치나 사버린 적도 있었죠... 결국 몇번 안썼지만요. 많은 현대인들은 그래서 돈을 버나 싶습니다. '쓰는 기쁨'을 누리려고요. 하지만 공허하더군요. 세상에 살것은 너무나 많고 내 잔고는 한정적이니까요.

 

https://encrypted-tbn0.gstatic.com/images?q=tbn:ANd9GcTvr95xObsc-43hf_Pe5N1awUZ8GD14Wy_EHTBwtANR-NJfu9zvGLEAUmuGcciyJGCIu2c&usqp=CAU

 

24. 휴학, 퇴사하기

효과 2점

당장은 벗어나는 게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 오전에는 운동하고, 오후에는 아이패드로 그림그리고, 밤에는 책읽고 그럴줄 알았는데... 빈둥거리면서 유튜브만 보게 되더군요. 심지어 그 동안 '다른 동기들은 벌써 좋은 직장을 구했겠지?'란 조급함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요. 이도저도 못한 것 같네요. 시험기간에는 온갖 하고싶은 것들 다 적어놨다가 막상 수능 끝나니까 이불쓰고 잠만 자는 것이랑 비슷하달까.

(저처럼 부정적인 사고와 낮은 자존감으로 우울증이 온 사람이 아니라, 나쁜 직장상사 및 동료(외부요인)로 우울증이 온 사람이라면 이 방법은 큰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https://www.thepositivepsychologypeople.com/wp-content/uploads/2016/03/I-love-me.jpg

 

25. 사랑한다고 말하기

효과 10000점

아끼는 가족, 친구, 연인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보세요. 웬만해서는 "나도~"라고 할거에요.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이 있죠? 그런데 진짜로 사랑해야 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랍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나를 미워하는 또 다른 나를 짊어지는 사람과 같아요. 24시간 "너는 인간 쓰레기야. 너는 사회부적응자야. 너는 무능력해. 너는 실패했어. 너 같은건 죽어버리는 게 사회에 나아." 이런 생각들을 계속 나한테 들으면 눈물이 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겠단 생각밖에 안들더라고요. 고작 한줄 잠깐 적었을 뿐인데 눈물이 나네요.

하지만 만약 내가 나한테 "오늘 하루 어땠어? 많이 힘들었어? 그럴수도 있지~ 적어도 나는 널 항상 응원하니까 다음엔 최선을 다해보자!"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저는 지금 저 글을 쓰기만 했는데도 괜히 눈물이 나네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하고, 내 이야기 잘 들어주고, 똑똑하고 현명한 조언들 잘 해주고, 내 편인 사람이 나라고 생각해보세요. 너무 든든하지 않나요.

최근에 읽은 윤홍균 의사님의 '자존감 수업' 저는 추천드립니다. 저도 자존감 관련 책은 이것밖에 못읽었는데, 다른 책들도 도움이 될거에요.

 

 

 

 

 

 

 

 

 

 

 

 

 

 

 

 

 

https://www.chilimath.com/wp-content/uploads/2017/02/labelled-parts-of-arithmetic-sequence-formula.png

Bonus. 제가 생각해낸 제게 도움이 되는 '이과충적인' 생각들입니다. 도움이 되기를!

(1)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르다. - 과거는 바꿀수 없고,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그러니 과학적으로 제가 바꿀 수 있는 시간은 현재밖에 없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당장 지금now이 가장 빠르겠죠.

(2) 객관적인 사실에만 집중하기 - 예를 들어 '나는 26살이야 다른 친구들은 벌써 근무 2년차인데... 나는 스펙 하나 없고...'라는 생각은 '나는 xxxx년 xx월 xx일에 태어났다.'로 생각해보세요. 정말 그게 끝입니다. 그게 어때서요? 객관적인 사실에만 집중하니까 제가 얼마나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3) 작더라도 꾸준한 성장에 집중하기 - 등차수열 기억나시나요? 위에 적어두었는데, a1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건 d와 n이에요. 이 두개가 양수인 이상, 당신은 결국 과거보다는 성장하게 됩니다. 성공이냐 실패냐 결과는 일단 내버려두고 성장에만 집중하세요. 그러다 진짜 성공해버릴라.

(4) (1,2,3)으로 첫 성공경험 얻기 - 우울증 환자들은 보통 어떤 큰 사건에서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문제는 그 한번의 패배로 앞으로의 삶도 패배했다고 단정짓는 것이죠. 남들이 나름 객관적으로 인정할만한 성공경험을 얻고 나면, 그 뒤는 어렵지 않을거에요. 당신은 다른 누구보다도 강인하니까요! 솔직히, 우울증 완치경험은 킹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