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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카의 일상과 푸념/진보라빛 푸념

정신과 내원 및 항우울제 한달 복용 후기 by HAYAKA

안녕하세요. 하야카 입니다.

오늘은 꽤나 은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정신건강의학과와 (보통 정신과, 정신병원(...) 등으로 불리죠) 여기서 처방받는 항우울제에 대한 후기 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 및 다른 마음의 병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건 병원간다고 나을게 아냐... 내 의지의 문제지'

'정신과 진료비 비싸면 어떡하죠?'

'병원가는걸 들킬때 남들이 날 이상하게 볼것 같아 무서워요'

'항우울제 평생 먹으면 어떡해?'

이런 걱정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 용기내어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https://news.virginia.edu/sites/default/files/styles/uva_basic_article/public/article_image/nicole-kelleher_header-3-2.jpg?itok=XlGoy9mN

저는 일단 여름에 덥기로 유명한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사실 행정구역으로만 보면 큰 도시는 아닌데, 메디컬 건물이 많은 곳이라 다행히 정신건강의학과가 근처 하나 있더라고요. (자세한 병원정보가 궁금하시면 댓글 or 비밀댓글 주세요.)

정신과가 집 근처에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의외로 병원비 만큼이나 교통비에도 돈이 많이 들어가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다 그랬듯이 저도 계속 괴로워하다 '더이상은 이러면 안되겠다'라는 마음을 크게 먹고, 두려워 하며 병원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도 저의 지인이 제게 용기를 주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함께 병원에 와주었어요. 진짜 겉 인상은 치과나 외과 다음으로 무서운 병원같은데(워낙 뉴스, 드라마나 영화에서 정신과에 관한 인식이 안좋다보니...) 안은 굉장히....와........ 깜짝놀랐습니다.

 

http://www.skin114.co.kr/page/01_sub/images/interior/2.jpg

내부는 대충 이렇게 요즘 병원처럼 대리석으로 노르스름하게 빛나더군요. 그리고 옆에는 "우울증 환자들아!! 나 믿어도 좋다!!" 라고 말해주듯 엄청난 양의 수료증과 상장들이 벽을 가득 메워있었습니다;;;;;; (독특한 점은 청소년 심리 상담 관련 상장이 많았어요.)

이런 대단한 병원이 네이버에서 후기가 전혀 없었다니.... 저는 많이 놀랐네요. 그만큼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닌다는 사실이 쉬이쉬이 여겨지나 봅니다. 익명 사이트 등에야 겨우겨우 간단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진료를 위해 보통 내과나 이비인후과 가듯이 접수처에 갔어요. 간호사 분들도 다른 병원과는 다르게 엄청 친절하시더군요.

 

그리고 더욱 놀란 사실은

 

"혹시 처음 오셨어요?"

"네..."

"아~ 지금 진료환자가 많아서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일정 봐주시겠어요?"

이 작은 마을에도 그렇게 환자가 많았다는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내진 환자들도 아무것도 정보를 모르고 병원에 왔을거라 생각하니 더더욱 이 후기를 써야겠단 생각이 들었네요.

그렇게 저는 금요일 점심쯤에 첫 진료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약 3만원의 돈을 주고 각종 우울증 및 불안장애 검사 (Beck 우울 척도 같은 것들...)를 많이많이 했네요.

저는 참 간호사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저를 귀찮은 사람 정도로 생각하기 보다는(여느 간호사들은 그렇게 환자를 대하죠) 도자기 다루듯 조심스레 잘 대해주셔서 덕분에 한층 병원에 대한 불안이 내려갔어요.

 

그리고 약속된 금요일날 다시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의사분은 남성분이셨는데 겉보기에는 덩치도 있으셔서 좀 무섭게 생기셨지만 상당히 꿰뚫어 보시는 능력도 좋으시고 다정한 분이셨습니다. 초진은 환자의 대략적인 상태를 알아야 하므로 각종 학교생활, 직장환경, 가정환경, 최근 기분 변화, 증상 등등을 많이 물어보십니다. 확실히 심리상담에 비하면 좀 빠르게 진행이 되더군요. 그분 말을 요약하자면...

"지금 하야카님의 우울상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뜨는데, 알고 계셨어요?"

"그런....가요?"

"이 정도 수치면 보통 학생같은 경우, 자퇴를 해도 안 이상하거든요."

"오... 그런가요?"

"그럼에도 어느정도 일상을 잘 유지하시는 걸 보면, '성격'으로 오랜시간 굳어진 것 같아요."

"잘 이해가 안되는데..."

"현재 학교 부적응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고 하셨죠. 만약 '성격'이 아닌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일으킨거라면 학교 그만두면 금세 나아져요. 하지만 하야카님 방학때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어... 비슷했던것 같아요."

"'성격'에 문제가 있다면 그럴 수 있어요. 이럴 경우 앞으로 직장을 가든 뭐 대학원을 가든, 하야카님이 바라던 자영업을 하든 과연 그때도 행복할까요?"

"...(대충 그럴것 같지 않을거란 표정)"

의사 선생님께서 직접적으로 제가 어떤 병이 있는지는 안 말씀해주셔서 (약 이름도 기능만 설명해주시고 안 말해주셨어요. 아마 그것도 의도가 있겠죠?) 잘은 모르겠지만, 단순히 학교생활 문제가 아니라 제 성격에 문제가 있는 거라면 혹시 고치기는 많이 어려울까 걱정이 되더군요. 하지만 의사선생님은 그저 방법만 다를뿐 나을 수 있다고 믿음을 주셨어요!

그리고 알약을 하나 받았습니다. 분홍색 물방울 모양에 5가 적힌 항우울제래요.

약 값과 진료비는 합쳐서 (보통 약물 용량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7천원~1만원 초반대 입니다. 이제 저는 항우울제 15mg과 다른 약 하나를 먹고 있어서 딱 만원 정도 나왔던것 같아요. 이 이상 몇십만원 씩 나오는 병원은 돌팔이니 가지 마세요... ㅋㅋㅋ(단 심리상담을 신청한 경우, 십만원 대 까지도 진료비가 나올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보험 처리했습니다. 보험 처리되어도 직장 등에선 열람이 절대 불법이고, 다른 보험 가입등에는 조금 지장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하지만 정신과 내원 기록도 z항목이 아닌 일반 내원항목인 a항목으로 최근에 바뀌었다고 합니다.) 학생이라 선택지가 없었어요. 

자세한 내원 기록 관해선 이 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3770

 

정신과 기록... 남나요? - 정신의학신문-의사들이 직접 쓰는 정신 & 건강 뉴스

[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내용으로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기록이 남는 ...

www.psychiatricnews.net

다음에 내원할때는 가벼운 안부를 묻고 '숙제'를 의사선생님이 주십니다. 뜬금없이 숙제라니!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제가 지금까지 한 것은 하루를 3등분 해서 기분 그래프 그리기와, 큰 일이 닥쳤을때 자신의 신체 및 마음 변화등을 자세히 정리해보기 였어요. 의사 선생님 말로는 후자의 숙제가 더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굳이 그래프는 안그려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 그래서 안그리기 시작했어요 (?!!?!?!!) ㅋㅋㅋ

확실히 숙제도 저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좀 준것 같아요. 저는 우울할때 추위를 잘 느낀다는 사실도 몰랐거든요. 그리고 보통 우울한 상황이 닥치면 회피하고 싶어한다는 것도 잘 몰랐어요. 그런것들을 스스로 체크하고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끌것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꽤 괜찮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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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인 항우울제에 대한 후기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을 따로 찾아가는 것이 아닌, 병원 안에서 약을 줍니다! 보통 약봉지에는 '~~~의원' 정도로만 적혀있어서 프라이버시 보장도 조금 되어요.

(우리 동네에 그 이름을 가진 병원이 하나뿐인게 문제긴 하지만 아무튼....)

 

'세로토닌'이 들어갔다고 선생님께서 그러셨는데. 호르몬제이다 보니 알약 크기는 굉~장~히 작습니다. 새끼손톱의 1/2?? 정말 작죠? 그리고 매번 내원할 수록 약물 용량을 더 높여간답니다. 높아진 알약도 크기는 크게 커지지 않았더군요.

이제 먹고난 뒤 몸의 변화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술, 담배, 커피는 안드시는게 좋대요.

 

<효과>

1. 보통 무슨 일이 생기면 쉽게 우울로 빠지는 편이었는데, 우울을 멈추고 다시 생각해보게 됨.

2. 확실히 망상(피해의식)이 줄었음.

3. 일상 속에서 조금씩 재미를 찾아가는 기분을 받음. (그러나 막 의욕이 샘솟는 그런건 아님. 뭔가 욕구가 많아진 느낌...?)

예전에는 1~3일꼴로 많이 우울해지곤 했는데, 요즘은 2주에 한번 우울해지는 것 같아요! 정말 엄청난 변화...! 라고 저는 느끼는데 지인은 모르겠다네요 ㅠㅠ

 

<단점-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식욕 증가! (저는 원래 밥 한끼만 먹어도 될 정도의 처참한 식욕을 자랑했으나...)

2. 속이 잠시 메슥거림. 

속이 메슥거리는 증상이 좀 중요합니다. 항우울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이 소화불량이라고 해요.

그래서 그런가, 다른 병원에서 다른 병 관한 처방으로 잠시 항생제를 먹었을땐 장기가 많이 고생했는지 정말 소화제를 달고 살았습니다 ㅠㅠ 다행히 항우울제만 먹을때는 정말 잠시(5분정도) 메슥거리고 물 좀 마시고 밥 좀 먹으면 편해져요.

 

혹시 병원 가는 일이나 항우울제가 걱정되시는 분들은 약국에서 '노이로민'이라는 꽃 성분 항우울제 일반의약품도 파니 한번 확인해 보세요!

여기 까지가 제 이야기였습니다.

궁금하신점은 댓글 주세요! 잘 확인 할지는 미지수지만... 최대한 도움을 드릴게요!

 

 

 

 

 

 

 

 


 

 

3개월이 지난 뒷 이야기도 올렸습니다! 한번 보시면 도움이될지도.....^^

https://hayaka-the-mauve33.tistory.com/28

 

정신과를 3개월째 다니고 난 나의 변화 (장점, 단점, 항우울제 부작용 등등...) by HAYAKA

안녕하세요! 하야카 입니다. 예전에 정신건강의학과 이야기에 관해서 한번 글을 썼었는데 여러분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짤막하게(아마도)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https://hayaka-the-mauve33.tistory.co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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