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신체질환 환우분들이 읽으시면 불편할만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대한 부드럽게 썼지만, 기분이 나쁘실수도 있으므로 미리 양해를 드립니다.)
암 환자들은 어떤 음식이 항암에 좋은지 다 안다.
아토피 환자들도 어떤 로션이 피부에 좋은지 다 안다.
탈모 환자들도 어떤 샴푸가 머리숱에 좋은지 다 안다.
우울증 환자도... 그러하다...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많이 알고 있다.
어떤 생각을 해야 힘이 나고, 어떤 활동을 해야 힘이 나는지.
그러나 암 환자도, 아토피 환자도, 탈모 환자도 쉽게 병을 치료하진 못한다.
우울증 환자도... 그러하다...
그런데 이들은 남들과 조금 다른 대우를 받는다.
사람들은 암, 아토피, 탈모 등 신체질환이 힘든 사람들에게는 증상에 좋은 선물과 위로를 건넨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에겐 "왜 그렇게 의지박약이냐"라고 한다. 누군가는 "자꾸 울기만 하니까 분위기 쳐지고 기분나쁘다"라고 한다. 우리는 환자이지만 그들에게 미안해 해야 한다.
내 고통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나... 내가 있잖아.
나는 보여. 내 마음이 얼마나 망가지고 부서졌는지. 나는 지금 아파. 누가 뭐래도 이건 사실이야.
아프지 않다면 이렇게 매일 눈물흘리고 가슴이 찢길것 같을리가 없잖아.
나는 나의 편이고 싶어.
너 같은건 죽어야 해. 잘하는 것도 없고 돈도 없고 맨날 역겹게 울기만 하고. 너는 이미 틀렸어. 너 같은게 세상에 태어나지만 않았어도 세상이 좀더 유익했을텐데... 그들도 더 행복했을텐데... 망할 네가 태어나는 바람에...
저것들만 없었어도 나는 훨씬 행복했을거야. 모두 죽어버렸으면, 죽여버리고 싶어.
나는 지금 네 자신이 미워보이고 타인과의 과거를 자꾸 떠올리고 있구나. 나라도 그럴수 있다고 생각해. 괜찮아. 너무 나쁜 생각 같겠지만, 너는 천사가 아니야. 그저 가끔은 심술낼줄도 아는, 그래서 재미있는 인간인걸. 못난 내 과거에만 집착하면 결국 앞으로를 잃게 돼. 잠시 숨을 쉬고 지금을 돌아봐.
아무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나의 싸움.
나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는 불필요한 싸움.
끝이 잘 보이지 않는 싸움.
우울증이 암, 아토피, 탈모와 다른 점은 설령 상담사와 약의 도움을 받는다해도
결국 이 싸움은 오직 나만이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점만 알지, 이 싸움을 끝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모른다.
TV에 나온 '공황장애 완치~'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주작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한편으로는 부럽다.
누워서 조용히 음악을 듣고 있는 우울증 환자의 모습엔
간신히 삶을 버티는 가냘픔, 한편으론 굳건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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